제목: [물가지수가 미치는 영향 ②] 고용이 나빠졌는데 주가는 왜 올랐을까?

안녕하세요. 미국 현지에서 생생한 투자 경제 소식을 알기 쉽게 전하는 현지리포터입니다.

지난 글에서 우리는 금융 시장의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공식인 '금리와 채권 가격의 시소 관계'를 알아봤습니다. 시장 금리(시소의 왼쪽)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시소의 오른쪽)은 올라가고,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는 법칙이었죠.

그런데 이 공식이 이론에만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바로 어제였던 7월 2일(현지시간), 매달 고용 관련 데이터가 발표되면서 이 시소가 실제로 격렬하게 출렁였습니다.

경제 뉴스를 보다 보면 가끔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을 만나게 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고용지표가 나빠졌는데 주식시장은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경제 지표 자체는 분명 '나쁜 소식'이었는데, 미국 증시는 오히려 이를 호재처럼 받아들일까? 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고용시장과 금리, 그리고 금융시장이 서로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움직이는지를 알기 쉽게 살펴보겠습니다.

1. 고용지표는 왜 중요한 경제지표일까?

미국에서는 매달 발표되는 고용 관련 통계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대표적으로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비농업부문 신규고용(Nonfarm Payrolls)
  • 실업률(Unemployment Rate)
  • 평균 시간당 임금(Average Hourly Earnings)

이들 지표는 미국 경제가 얼마나 건강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기지표입니다.

고용이 늘어나면 사람들의 소득이 증가하고 소비도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고용이 둔화되면 소비 역시 약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래서 연준(Fed)도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물가뿐 아니라, 고용시장 상황을 매우 중요하게 살펴봅니다.

2. 반토막 난 미국 고용 지수는"Bad News" 그러나 결과는 "Good New."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6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수는 5만 7,000명 증가에 그쳤습니다.
이 숫자는 월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11만 5,000명의 절반 수준으로 많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지난 3월(21만 4,000명), 4월(14만 8,000명), 5월(12만 9,000명)까지만 해도 뜨겁게 불타오르던 미국의 고용 엔진이 갑자기 툭 꺼지며 급속도로 식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 떄문입니다.


출처:미국 세인트 루이스 연준 경제 데이터(FRED)/미국 노동 통계국(BLS)

(추가 자료 확인은 아래 주소를 참고하세요)

보통 일자리가 줄어들고 고용이 나빠지면 "경기 침체 오는 거 아냐?"라며 주가가 떨어지는 게 정상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증시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랠리를 펼쳤습니다. 월가에서는 이를 두고 "배드 뉴스 이즈 굿 뉴스(Bad news is Good news, 나쁜 소식이 호재다)"라고 부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3. 왜 고용이 나쁜데 주가는 오를까? 

이 상황을 처음 접하면 다소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경제가 둔화되는 신호라면 주식시장도 하락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현재 상황보다 앞으로 어떤 정책이 나올 것인가를 먼저 반영합니다. 만약 고용시장이 빠르게 식기 시작하면 시장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경기가 둔화되고 있으니 연준도 지금처럼 높은 금리를 오래 유지하기는 어렵겠구나."

결과적으로 
  • 금리 인상 가능성 감소
  • 금리 인하 기대 확대 
라는 흐름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시소의 왼쪽(금리)이 내려가자, 테크주와 채권이 날았다

고용 시장이 이만큼 꺾였으니, 

투자자들은 그동안 고집스럽게 고금리를 유지하며 인플레이션과 싸우던 연방준비제도(연준·Fed)도 "이제는 금리를 더 올리거나 오래 끌지 못하고 조만간 내릴 수밖에 없겠구나"라고 확신하게 된 것입니다. 

월가에서도 금리 인상 기조보다는 그 반대로 금리 인하의 기대가 커졌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여기서 지난번에 배운 시소 공식을 대입해 보겠습니다. 

  • 시소의 왼쪽(금리 인하 기대감): 아래로 떨어집니다.

  • 시소의 오른쪽(채권 가격 & 기술주 가치): 위로 오릅니다!

실제로 지난달(5월) 비농업 부분 신규 일자리 데이터가 발표되자, 미국 국채 가격은 급등(채권 금리는 급락)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AI 거품론'과 부채 부담으로 숨죽이고 있던 실리콘밸리의 대형 기술주들은 일제히 상승하며 숨통이 트였습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미래의 가치를 먹고 자라는 AI 테크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번 고용 둔화가 기술주들에게 "한숨 돌릴 귀중한 시간"을 벌어준 셈입니다.

  • 반대로 경제지표가 지나치게 좋게 나오면

"경기가 너무 뜨거워 물가가 다시 오르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생기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시장이 하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시장에서는 경제지표 자체보다 그 지표가 앞으로의 통화정책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더 중요하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5. 현지 리포터가 보는 또 다른 시선: LA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 둔화의 모순

하지만 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경제지표와 실제 체감경기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느끼게 됩니다.

당장 이번 7월 1일부터 제가 사는 LA 시의 최저임금은 기존 $17.28에서 $18.42로 인상되었습니다. 현장 자영업자들과 기업들에게는 인건비 부담이 커졌으며, "신규 채용을 미루거나, 근무시간을 줄이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전국 고용지표를 LA의 사례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미국 고용 지표가 시장의 예상치의 절반 수준으 떨어진 이면에는, '정부가 올린 높은 임금' 부담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고용 문을 닫아걸기 시작한 현장의 현실이 반영되어 있는 것입니다.

연준의 고민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시장은 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현장의 인건비(임금 인플레이션)는 여전히 상승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섣불리 내렸다가 물가가 다시 오르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고용발표는 

  • 단기적으로 증시에 호재(안도감)로 작용했지만, 

  • 장기적으로는 고임금 속에서 고용이 둔화되는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말 

앞으로 한국에 계신 투자자들이 확인해야 할 것은 단순히 "미국의 고용 상황이 나빠졌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고용 둔화가 임금 상승세까지 함께 완화시키는지, 아니면 임금은 높은데 고용만 줄어드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으로 이어질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결국, 앞으로 발표될 고용보고서와 물가지표가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도 현명하고 단단한 투자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본 글은 미국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