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지수가 미치는 영향 ③] 시장은 왜 임금에 주목할까? 고용보다 먼저 읽는 월가의 경제 신호


안녕하세요. 미국 현지 시장의 흐름과 거시경제를 쉽게 풀어드리는 현지리포터입니다.

지난 글 [물가지수가 미치는 영향 ②]에서 우리는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둔화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증시가 오히려 상승했던 "역설절 시장의 법칙", 흔히 말하는 "Bad News is Good News" 현상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며칠 사이 시장에는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상반된 데이터들이 동시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6월 서비스업 성장세(ISM 비제조업 PMI)가 54.0으로 예상치를 밑돌며 둔화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기업들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였죠. 
  •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만 5,000건(215K)으로 예상보다 낮게 발표되었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고를 막 늘리는 단계도 아닌, 노동시장이 아직 크게 무너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최근 시장의 추세는

  •  신규 채용은 예전만큼 활발하지 않지만
  • 기업들이 대규모 해고에 나선 것도 아니며
  • 소비 역시 급격하게 무너진 단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경제가 완만하게 식어가는 과정에서는 지표마다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일은 시장에서 흔하게 나타납니다.

사실 이글을 올리기 바로 전에, 뉴욕연방준비은행이 6월 소비자기대 설문조사(Survey of Consumer Expectations, SCE)에서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졌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가 나오자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약세를 보였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고용 둔화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던 시장 분위기가 하루 만에 다시 흔들린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글을 수정해서, 이러한 미국 금융시장의 반응을 한국내의 서학 개미 투자자들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를 먼저 다루려고 합니다; 

1. 기대 인플레이션(SCE) 상승, 시장은 왜 민감하게 반응했을까?

기대 인플레이션은 소비자들이 앞으로 1년 또는 그 이상의 기간 동안 물가가 얼마나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보여주는 심리지표입니다.

이 지표가 연준이 중요하게 보는 데이타 가운데 하나인 이유는 사람들의 기대가 실제 소비와 임금 협상, 기업의 가격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자 시장은 "물가가 생각보다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 아닐까?"라는 우려를 반영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했고,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와 기술주에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증시가 조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단지 '예상'을 보여주는 지표이지, 실제 물가를 측정하는 지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2. 월가가 주목하는 진짜 선행지표는 임금이다: "물가 말고 '임금'을 보라"

그렇다면 일자리는 주춤한데 해고는 없다는 이 애매한 경제 상황 속에서, 우리는 도대체 어떤 지표를 믿고 투자의 방향성을 잡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햐 합니다. 

그리고 시장이 기대인플레이션에 흔들릴 때마다, 일부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더 근본적인 데이터를 보라고 조언합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미국의 거시경제 분석가 랜스 로버츠(Lance Roberts)입니다. 그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아니라, 바로 '임금 상승률'을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랜스 로버츠의 역사적인 데이터의 분석에 따르면, 1985년 이후 미국의 모든 경기 사이클에서 임금 상승률은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약 3개월에서 17개월 정도 선행해 왔다. 즉, 임금이 먼저 움직이고, 물가가 그 뒤를 따라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임금 상승률이 물가보다 먼저 방향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기업의 가장 큰 비용 가운데 하나는 인건비입니다.

  • 임금이 빠르게 오르면, 기업은 가격을 올려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려고 하고, 
  • 반대로 임금 상승세가 둔화되면, 비용 압력도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즉,

  • 임금 상승률 → 기업 비용 증가 → 소비자물가(CPI·PCE) 상승 라는 흐름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 집니다.

그래서 연준도 CPI와 PCE뿐 아니라, 평균 시간당 임금과 고용지표를 함께 살펴보며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3. 현재 임금 데이터 상태와 경제 체력

그렇다면 지금 미국의 임금 데이터는 어떤 상태일까요? 

  • 미국의 임금 상승률은 이미 4년 전(2022년 3월 7.0%)에 정점을 찍고 내려와 
  • 현재 3.6%까지 완벽하게 둔화되었습니다. 
결국, 물가를 반영한 실질 임금 상승률은 오히려 마이너스(-0.6%)를 기록 중입니다. 

(Average Hourly Earnings)

출처:미국 세인트 루이스 연준 경제 데이터(FRED)

4. 현재의  물가 상승은 '착시'일 뿐인가?

랜스 로버츠는 현재 상황이 2008년 금융위기 직전과 매우 닮아있다고 경고합니다. 
  • 당시에는 임금과 경제의 기저 체력은 이미 꺾이고 있었는데, 

  • 유가(기름값)가 막판에 폭등하면서 겉보기에만 물가지수가 치솟는 '착시 현상'이 일어났었습니다. 

지금 미국의 5월 CPI가 4.2%로 높게 나온 것도 역시,

  • 미국과 이란의 전쟁 등 지정학적 변수로 인해서 유가가 일시적으로 폭등한 '노이즈(Noise)'일 뿐, 
  • 기저의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 물가(Core CPI)는 이미 2.9%로 안정 궤도에 들어섰다 고 분석입니다. 

결국, 일시적인 유가 충격이 걷히고 나면, 물가는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늘 시장을 공포로 몰고 간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 지표과 유가 반등 역시 이란 전쟁 여파의 꼬리가 길어지며 생긴 일시적인 '노이즈(Noise)'에 불과합니다.

5. 투자자가 지금 확인해야 할 체크포인트 

경제지표는 하나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미국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 다섯 가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 고용지표(NFP) – 노동시장이 얼마나 견조한가
  • 평균 시간당 임금(Average Hourly Earnings) – 임금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가
  • CPI와 PCE – 실제 물가가 안정되는가
  • 국제유가 – 단기적인 물가 변동 요인은 없는가
  • 연준(Fed) 위원들의 발언 – 통화정책의 방향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이처럼 여러 데이터를 함께 살펴보면 시장이 왜 움직이는지 훨씬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현지 리포터의 한마디; "잔파도에 흔들리지 말고, 진짜 방향성을 확인하라"

투자자 여러분!

오늘 뉴욕연준의 발표로 시장이 혼돈스러웠지만, 매일 바뀌는 뉴스라는 잔파도에 흔들릴 필요가 없습니다.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추세를 읽는 능력입니다
 
기대 인플레이션도 중요한 참고자료이지만, 
연준은 여전히 고용시장, 임금 상승률, 근원 물가, 소비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을 결정합니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7월 14일(화요일)에 발표될 차기 소비자물가지수(CPI)로 향하고 있니다. 

그리고 이어서 발표될 6월 PCE 지표, 고용 관련 데이터 등이 어떤 방향을 보여줄지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 데이터: 미국 세인트추리스 연준 경제 데이터(FRED), and Investing.com

※ 본 글은 미국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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